올 여름 타우랑가는 정말 뜨거웠다.
난 감히 바다에 나가기조차 싫어 내 오십생의 여름에 바다에 안 간 처음일 것이다.
그렇게도 뜨덥던 날들 속에서도 어느덧 선선한 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어느새 밤나무 밑에는 밤송이들이 제 밤톨들을 뱉어놓고 주인을 기다린다.
겨우내 먹을요량으로 반을 쪼개어 가을볕에 널었다.
무청도 데쳐서 한쪽에서 말리고...
오늘은 모처럼 야채가게에서 조롱박처럼 생긴 박을 사서 바가지를 만들어 볼 심산으로 반을 쪼개 삶았는데... 물렁박이다.
덕분에 나 좋아하는 펌킴 슾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소나기 내리는 오후 간식으로 아보카도와 꿀을 바른 토스트 한조각과 식은 커피, 그리고 뜨거운 호박수프가 행복한 오후를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