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0일 목요일

따뜻한 타우랑가

소나기가 한번 내릴때마다 온도가 내려간다.
남쪽에서 한랭전선이 올라 온다더니...

어제 BOP 뉴스에 암 수술을 받은 사람의 집에서 집 비운 사이 겨우내 땔 땔감을 훔쳐간 뉴스가 났는데 오늘은 그집에 도움의 손길로 따뜻한 겨울을 맞을 수 있는 땔감을 보내준 뉴스가 나왔다. 집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마음도 따뜻해졌다고...

우리집도 벽난로인데 집에 사는 남자들이 관심이 없다. 내일부터 당장 더 추워진다는데...
나도 뉴스로 따뜻해진 마음 뿐 아니라 몸도 따뜻해지고 싶다고~~~~

나눌줄 아는 사람들이 있어 아직은 따뜻한 곳에 살고있다.

2013년 6월 12일 수요일

Welcom Bay에서 먹고 사는것

초겨울이지만 아직은 햇살이 좋아 낮에는 참 따뜻하다. 반팔 티셔츠에 얇은 가디건 하나 걸치고 있어도 좋다.

겨울은 비가 많아 여름보다 가든의 초록이 짙다.
혼자 먹는 점심이 많아서 무얼 먹을까 하다가 몸에 좋다는 민들레로 결정.

가든에 나가 민들레를 찾는데 잘 안보인다.
지난번 바베큐 할 때 다 먹어서 아직 어린가?
그래도 나 한끼 먹을거리는 나온다.
작은 베지가든에 새로이 나오는 어린 취나물순과 아욱 몇잎 그리고 어린 쑥갓.
충분한 점심거리가 될만큼 준비했다.

혹여나 있을 벌레를 없애기위해 흐르는 물에 서너번 깨끗하게 씻고 물기를 제거해 놓고는 현미와 검은쌀을 섞어지은 따뜻한 밥에 자연을 담고 북한산 고구마 순으로 만든 나물이랑 아삭한 김치, 발사믹식초를 넣어 만든 초고추장. 음 침 꼴깍.  깨도 듬뿍 넣고 참기름도 넣고....
친구 아녜스 집에서 주어온 아보카도도 두조각...

쓱싹쓱싹 비비니 먹음직스럽다.
볕 좋은 데크에서 버드나무 벗삼아 자연이 준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는 요즘 재미붙인 브라질 치즈빵과 커피 한 잔. 쫄깃한 타피오카 가루와 치즈를 듬뿍 넣어 만든 빵이 정말 커피와 잘 어울린다.

오늘도 난 행복한 하루 휴가를 보냈다.

2013년 6월 9일 일요일

겨울을 앞두고

어느새 가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친구와 밤도 주우러 갔었고 주워 온 밤으로 처음으로 약식도 만들고 밤 넣은 송편고 찌고 그 참에 봄에 사서 얼려놓은 쑥을 넣어 쑥개떡도 해보고
단감농장에서 단감도 사서 나눠 먹고  곶감도 만들고 아는 분이 정성껏 손질해 주신 은행도 있다.

타우랑가의 가을은 참 행복하다.
나눌 수 있는 넉넉함을 선사하는 자연으로 인해 사람도 나누며 살 수 있는 마음을 준다.

타우랑가로 이주한지 3년만인 올해 처음으로 밤도 줍고 뜨거운 가을볕을 즐기는 여유를 가져본다.

뉴질랜드로 무작정 발걸음을 하고 앞만 보고 달려오면서도 한국에서의 삶에 비하면 Holiday 같은 삶이었는데  그런 삶 속에서도 또 이런 휴식이 있음에 감사한다.

어느새 내 사는 방식이 많이 바꿔 있음을 느꼈던 가을이다. 어릴적 내가 봤던 엄마의 모습이 내게서 나타나고 그 모습 속에 평안함과 여유가 있었음을 깨닫는다.

나의 어머니도 나이오십의 바쁜 와중에 이런 여유로운 마음이 있었겠지....
부족한 살림이지만 아름답게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2013년 4월 8일 월요일

뉴질랜드는 가을

올 여름 타우랑가는 정말 뜨거웠다.
난 감히 바다에 나가기조차 싫어 내 오십생의 여름에 바다에 안 간 처음일 것이다.

그렇게도 뜨덥던 날들 속에서도 어느덧 선선한 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어느새 밤나무 밑에는 밤송이들이 제 밤톨들을 뱉어놓고 주인을 기다린다.
겨우내 먹을요량으로 반을 쪼개어 가을볕에 널었다.
무청도 데쳐서 한쪽에서 말리고...

오늘은 모처럼 야채가게에서 조롱박처럼 생긴 박을 사서 바가지를 만들어 볼 심산으로 반을 쪼개 삶았는데... 물렁박이다.
덕분에 나 좋아하는 펌킴 슾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소나기 내리는 오후 간식으로 아보카도와 꿀을 바른 토스트 한조각과 식은 커피, 그리고 뜨거운 호박수프가 행복한 오후를 만들어 준다.

2013년 3월 4일 월요일

올여름은 무더웠다

타우랑가에 온 이후 올 여름이 제일 더웠다.

덕분에 과일들은 달고 맛났지만 가든의 풀들은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듯하다.
여름이 시작되고 몇번이나 비가 왔던가.
두어달만에 요몇일 이슬비가 잠시 흩뿌리더니 다시 해가 얄밉게 고개를 바짝 내민다.

벌써 목장의 소와 양들이 먹을 풀이 말라 미리 도살을 한다고 하고 노스랜드는 가뭄 주의보. 해밀튼의 길가의 잔디는 누렇게 변한지 오래다.

엘리뇨나 라니뇨같은 자연재해는 아니고 그저 몇십년마다 반복되는 고기압의 지배력이 간할뿐이라는 발표가 있음에도 너무 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수업을 마치고 거리를 걷다가 희미하게 보니는 이슬비가 어찌나 이쁘던지...

곧 지긋지긋하게 비가 내리는 겨울이 올테지만 지금은 비가 그립구나.

2013년 2월 25일 월요일

노래 참 좋은데...

YouTube에서 '(original song) the love song (kyu)' 보기
내 두 아들이 만든 노래란다.
난 늘 들어서 원래 있는 노래인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큰 아들이 작사, 작곡하고 작은 아들이 편곡하고 노래부른...
노래 좋은데...

2013년 2월 21일 목요일

야채빵

한국에 살때는 식빵도 만들어 먹고 곰보빵도 만들어 먹었는데...

뉴질랜드 살면서 빵이건 쿠키건 하질 않았다.
그저 누가 한쿡사람 아니랄까봐 삼시세끼 밥과 김치.

오늘 아침은 밥먹기가 싫은데 냉동실에도 빵이 없다. 떡은 있는데 그건 싫고...
마당에 있는 야채들 따다가 부침개 해먹을까?

하여 가든에 있는 깻잎, 방아잎, 가지, 청 홍고추 따다가 감자와 양파까지 썰어넣고 부침개 재료 준비 끝.

아뿔싸...
밀가루가 없다. 강력분이랑 self rising 밀가루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과자를? 그러다가 그냥 빵으로 결정하고 버터도 대충 소금도 대충 냉동실에 돌아 다니는 호두도 대충넣고 우유 없으니 맹물로 반죽도 대충

굽는 온도와 시간이 문제인데 인터넷 뒤져서 머핀굽는 온도면 가능하겠다 싶어 180도로 30분.

빵이 구워졌다.

그러나 난 쫄깃한 빈대떡이 먹고 싶다.
밀가루 사와야지.

2013년 2월 11일 월요일

The New Zealand Automobile Association Incorporated

뉴질랜드에서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AA card.
이 나라에서 운전한지 8년째.
아카로아에 가는길에 냉각수가 새는걸 도와주시던 한 키위가 가입, 추천했던  AA.

가끔 자동차키를 안에 넣고 잠궜을때나 서비스를 받은 것이 다였다.
거의 잊고 살다가 서비스 받으려보면 기한이 지나 새로 갱신한 적이 많았다.

올해는 남편이 들어줘서 가지고 있었다. 그것도 AA PLUS로.

내가 이것을 이용할 줄이야....

오클랜드에서 타우랑가로 오는 모터웨이에서 내 차에 이상이 발견되어 주유소에 있는 게러지를 찾아갔다.
그리고는 "I don't know what's happen. My car has something wrong. The temperature gage is up n down. chack please." 되는 말인지 안되는 말인지 따질 시간이 없다. 5시면 모든 게러지가 문을 닫는지라...

정비사가 나와서 보더니 운전하지 말란다.
두고 가면 내일 봐줄께라며...
난 오늘 꼭 가야하고 AA mamber 라고 알리니 먼저 정비사가 전화해줄까 한다.

나야 좋지요.... 안되는 영어로 전화에 대고 어려운 자동차의 상태를 설명하려면 또 땀 흘리며 쩔쩔 맬텐데...

정비사에게 현재위치와 자동차 상태설명을 부탁하고 난 내 신원만 확인 시켜주었다. 내 생년월일과 주소만 확인.
그리고는 기다리면 노란색 서비스 차가 한시간 내에 온다.
그 서비스 기사가 다시 확인하고 고칠 수 있으면 바로 고쳐주고 고치지 못하면 견인차를 불러준다.
Tow service 역시 한시간 안에 온다고 하는데 위치에 따라 30분 정도면 온다.

자동차 키를 견인하는 분께 드리고 생년월일과 날짜, 사인만하면 내가 원하는 곳까지 차를 견인해 준다. 난 집으로 부탁했다.

오클랜드에서 타우랑가까지168km 2시간 조금 넘게 걸린다.
집에 도착하니 내게 도착을 축하해주며 악수. 그리고는 bye bye.

집에 도착한 시간이 10시니 게러지에 도착하고 5시간만에 모두 끝났다.
내일은 내가 다니는 게러지로 차를 옮겨서 손봐야겠다.

한국에서도 안해본 견인을 운전 25년만에 처음 해봤다.

2013년 1월 27일 일요일

내 아들은 래퍼

뉴질랜드 9년차.
초등학교 마치고 넘어온 이곳에서 영어 한마디 못하는 아이로 와서 스스로 고생하면서 하이스쿨까지 마쳤다.
하이스쿨 다니며 장래 공부할 학과도 여러번 변경.
막판까지 교사와 음악 사이에서 갈등하던 착한 아들이다.

정말 원하는 것을 하라고 말해주었고 아들은 뮤직엔지니어링을 택했다.
언제부터인가 가사쓰는 것에 재미를 붙이더니...
언제부터인가 빨리 말하는 랩을 즐겨듣더니...
언제부터인가 에미넴을 좋아해 따라하더니...
언제부터인가 녹음시설을 갖추고 장난삼아 시작한 랩이 었는데.

2013년 1월27일.
뉴질랜드로 돌아오기 3일전인 어제, 아직 한국에서는 오늘 밤이겠다...홍대에서 공연을 하였다.

얼마나 좋을까. 관객과 호흡하며 자신을 맘껏 뽐내며...
준. 난 네가 자랑스럽다.
하고싶은 것을 당당히 하는 민준홍이.

사랑한다.

2013년 1월 25일 금요일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나 대학시절.
동료가 즐겨부르던 노래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노나니...'
젊은녀석이 뭐 그런 노래를 부르냐고 하니 그 친구 왈...
"노세는 놀자는 소리가 아니다. 놓으라는 소리다. 늙어지면 못놓으니 젊어서부터 놓으라는..."
아.....!

그렇지 고정관념이라는 녀석.
젊어서부터 머리 속에 자꾸 저장만 하면 나이들어서는 더 못놓는구나.

이 이후로 나의 교육, 훈육방법이 나의 삶의 지침이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갖지말라.

요즘 또 다시 새로이 시작하는 일에서 자꾸 되새기는 말이다.
내 나이 오십.
아직도 난 놓으며 살고 있고 놓으며 살려고 한다.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또 언제 내 모습이 변한지도 모르게 변할지 모르지만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는 나의 삶을 꾸려가는 하나의 지팡이이다.

2013년 1월 21일 월요일

로켓 김치.

지난번 크라이스트처치의 지인 댁인 라벤데일에서 먹었던 반찬 중에 로켓김치가 있었어요.

마치 씀바귀인 듯 고들빼기인 듯...
쌉싸라한 것이 찬밥 물말아 먹으면 딱 좋을 것 같았던 그 로켓김치.

어제 집에 타우랑가 한글학교 교감선생님이 놀러 왔는데 두 손 가득 로켓을 가져 왔답니다.
꼭 열무처럼 생긴 샐러드용 야채.
어제는 가게에 나가느냐고 못한 것을 오늘 아침 다듬고 소금에 절여서 열무김치 담그듯이 버무려 통에 담았습니다.

이틀정도 밖에 두면 익어서 맛나겠지요.
기대되네요.

2013년 1월 4일 금요일

새해 목표가 뭐야?

몇년동안의 냉담생활을 접고 다시 서서히 주일을 찾아가는 일인.

아직은 부족하지만 서두르지 않으려고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작년 한 해 어떻게 살았을까?  그 몇해 전에는 어떻게 살았는가....

나름 나쁘지 않으려고 감사하면서 살아가려고 노력하면서 살긴 살았는데...
오히려 감사할 일이 내겐 더 많이 생겼던 지난해였다.

올해는?
난 이미 내가 평생 간절히 원하는 소원을 이루었기에 더 이상의 소원은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내가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니기에 나의 2013년 목표는 언제나처럼 '행복'이다.

난 정말 행복하다고 느끼며 선다.
매일매일이 행복해야 내 삶이 행복하다 라고 말 할 수 있기에 난 하루 24시간을 행복하기위해 산다.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갖고 산다면 행복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난 늘 행복하다. 내 주변도 행복하도록 노력할 것이다.